영화 위키드(Wicked)는 기존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했던 ‘서쪽의 마녀’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 주인공의 입체적인 내면과 갈등, 그리고 연대를 조명한 작품입니다. 특히 여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판타지나 뮤지컬 그 이상으로 다가옵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 사회적 소외, 여성 간의 경쟁과 연대, 그리고 자아의 확립까지, 다양한 여성 경험이 깊이 있게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위키드를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해보려 합니다.
차별의 시작: 외모로 규정된 삶
주인공 엘파바는 태어날 때부터 초록색 피부를 갖고 있어 어릴 때부터 차별과 조롱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녀는 ‘괴물’이 아니라 재능 있고 강단 있는 인물이지만, 사회는 외모 하나로 그녀를 경계하고 소외시킵니다. 이는 현실에서 여성이 겪는 외모 기준과 사회적 잣대를 그대로 반영한 구조입니다. 여성들은 자라면서 끊임없이 외모 평가를 받습니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못생겼다는 이유로, 튀어 보인다는 이유로 배척되는 경험은 흔하게 벌어집니다. 엘파바의 서사는 ‘외모로 인해 정의된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보편적인 여성의 아픔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엘파바는 이런 시선에 굴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하고, 타인의 인정보다 스스로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선택을 합니다. 이는 여성에게 있어 ‘자기확신’의 중요성과도 연결됩니다. 위키드는 외모와 기준으로 여성의 가치를 재단하는 사회에 일침을 가하며, 여성의 자존감 회복을 독려합니다.
경쟁이 아닌 연대: 글린다와의 우정
엘파바와 글린다는 전혀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여성입니다. 글린다는 전형적인 금발의 아름다운 인기인이며, 처음에는 엘파바를 무시하거나 멀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둘은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고,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이 과정은 ‘여성 간의 경쟁’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을 해체하는 중요한 서사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은 종종 비교되고, 경쟁자로 소비되곤 합니다. '누가 더 예쁜가', '누가 더 인정받는가'라는 틀 속에서 여성 간 연대는 약화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위키드는 두 여성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통해 '다름 속에서 진심을 찾는 법'을 보여줍니다. 특히 “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라는 명대사는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음을 인정하는 순간이며, 여성 간 연대의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위키드는 외형과 배경, 성격이 다르더라도 진심으로 연결된 관계는 여성에게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억압을 깨고 나아가는 선택: 성장과 자립
엘파바의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권력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며, 세상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이 믿는 정의를 지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선택은 자립의 서사이자 성장의 여정입니다. 여성들은 사회에서 ‘순응’을 강요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의 바르길 요구받고, 불편함을 말하면 까다롭다 소리 듣고, 자기 의견을 주장하면 이기적이라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엘파바는 그런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위키드가 여성 관객에게 주는 강한 울림입니다. 특히 엘파바가 하늘로 비상하며 “Defying Gravity”를 외치는 장면은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순간이자, 여성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상징입니다. 이 장면은 많은 여성 관객에게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결국 엘파바는 사회가 규정한 ‘마녀’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자유인’이 됩니다. 위키드는 그 성장과 자립의 여정을 통해 여성의 힘과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영화 위키드는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 여성 간의 비교와 연대, 자립과 성장의 과정까지, 이 영화는 여성의 삶을 은유적으로, 그리고 강렬하게 조명합니다. 엘파바는 타인이 규정한 기준이 아닌, 스스로 만든 정의를 따라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이제 우리도 타인의 잣대가 아닌 나만의 선택으로 삶을 살아갈 차례입니다. 위키드를 다시 보며, 당신의 내면에도 숨어 있는 '엘파바'를 발견해보세요.